Sean Baker의 영화들 






The Florida Project, 2017 



로테르담 국제 영화제에서 보았던 첫 영화. 


영화제 규모가 큰 데다 최신 상업 영화부터 예술 영화, 중 단편 영화들까지 섞여 있어서 볼 영화를 고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데, 

영어로 된 짧은 트레일러나 간단한 소개 문구만으로 영화를 골라야 해서 좀 힘들었다. 

스케줄표도 어마어마해서, 저걸 본다고 뭘 봐야 할지 알 수 있으려나 싶었는데,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던 것 같다. 

일단 영화제가 시작되고 나면 관객평가가 즉각적으로 홈페이지에 계속 올라오기때문에 그걸 참고해도 되고,  

영화제 시작 전이라면, daily schedule program에 이미 셀렉된 영화들이 어떤 영화인지 살펴보거나, 

개막/폐막작, 그리고 주로 큰 이벤트(live, GV 등)가 잡힌 영화들이 주목받는 경우가 많다. 

단편영화의 경우에는 정말 case by case이기 때문에, 나 같은 경우는 short movie marathon을 보았는데 괜찮았다.  


여튼,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언어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종종 트레일러나 사진의 시각 효과나 분위기에 홀려서 내용이나 장르 등을 착각할 때가 많았다는 것이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도 다르지 않아서, 처음 트레일러와 화려한 컬러의 포스터를 흘끗 보고 선댄스 영화제에 나올 법한 발랄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표를 끊었다. 무니의 깨발랄한 악동짓을 보고 있노라면, 아무래도 그런 생각이 들 수 밖에. 


그렇지만 그건 내가 감독이 어떤 사람인지 몰랐기 때문에 했던 생각이기도 하다. Sean Baker의 전작 Tangerine을 먼저 봤다면 플로리다 프로젝트가 어떤 영화일지 한번 더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영화제 후기에도 간단히 적었듯이, 영화는 디즈니랜드 근처의 화려한 컬러의 모텔촌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매직 캐슬의 꿈과 환상의 화려한 컬러와는 다른 아이러니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철저히 어린아이인 Moonee의 시선으로 그린다. 그것은 어떤 동정어린 비관적인 시선도, 희망을 주는 낙관적인 시선도 아닌, 그저 그곳의 삶 안에 놓여진 아이의 시선이라는 점이 가장 큰 포인트랄까. 




그 삶의 너머에 희망이 있을 거라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무니의 웃음은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씨네21 리뷰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89537





Look at this lovely creature! 사랑스러운 무니(Brooklynn Prince)의 인터뷰. 앞으로도 꽤나 승승장구하는 배우가 될 것 같은 예감.












Tangerine, 2015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보고 나서 Sean Baker감독의 GV를 보고 나니, 이 감독이 어떤 사람인지, 전작은 어떤 작품이었는지 궁금해져서 찾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언제나 잘 된 영화를 보고 그 감독의 전작들을 살펴보면, 그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치고 발전시켜서 현재를 만들어왔는지가 보여서 흥미롭고 재미있다. 


탠저린은 iphone 5s로 찍은 영화로, 역시 미국의 트랜스 젠더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석양과 밤의 오렌지 빛을 강렬한 색감으로 표현한 영화다. 플로리다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그의 영화에는 꾸며지거나 극화되지 않은 본연의 '리얼리티'가 생생하게 담겨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 아무래도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그런 부분이 많이 고려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어느 평론가의 'LA의 민낯'이라는 평이 정말 딱 들어맞는 영화. 


그 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최고의 화제작으로 뽑혔다고 한다. 리얼리티와 디테일의 힘이란! 


 



+ 개인적으로는 The Florida Project가 근래에 보았던 영화들 중 가장 좋았다. 

   Shape of water는 좋았지만, 너무 동화같달까, 너무 로맨틱하달까. 그리고 Lady bird는 그레타 거윅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았는지 기대 이하였고, 

   Call me by your name은 전반적으로는 아름다운데 좀 지루한 느낌. 

   그런데 마지막에 아버지가 엘리오에게 해준 조언이 정말 감동적이어서, 앞의 두 시간의 러닝타임을 완벽하게 마무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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